공감능력 없는 나, 문제일까요?

  • 작성일2021.05.06
  • 수정일2021.05.07
  • 작성자 공*원
  • 조회수1188
심리 상담을 하다 보면 종종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고민은      
“선생님, 저는 친구가 아무리 힘들어해도 같이 힘들어해 주기 어려워요. 제 문제도 아니잖아요. 억지로 공감해주기도 어렵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데 이거 문제인가요? “     

라는 이야기들입니다.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? 이게 문제일까요? 아닐까요?
굳이 답을 이야기해보자면 문제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.  
    
우리가 살아가면서 ‘이것이 문제야’라고 생각하는 건 제 각각 다릅니다. 누군가에게는 큰 문제이기도 한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. 그렇다면 이걸 저에게 물어 오신 분들은 왜 이걸 문제라고 생각했을까요? 아마도 친구의 힘듦을 옆에서 지켜보며 함께 답답해하고, 막막해했기 때문은 아니었을까요? 그런데 이런 나의 마음이 친구의 힘듦과 같은 것인지 아닌 것인지 몰라 표현하지는 못하셨겠지요. 우리는 이런 걸 ‘감정’이라고 합니다.    
  
감정은 옳고 그른 것이 없고, 굳이 상대방과 같은 감정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. 다만 ‘내가 아는 이 친구가 이런 상황에 이런 일이었다면 지금처럼 힘들어할 수도 있겠다’라고 마음으로 이해하는 것. 그것이 ‘공감’입니다. 공감은 동감과는 다릅니다. 동감은 ‘어떤 견해나 의견에 같은 생각을 가지는 것’(출처: 네이버 국어사전)입니다. 그러나 상대와 같은 견해가 아니어도, 내가 그 생각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상대의 성향과 상황을 헤아려주는 마음이 있다면 ‘공감’은 가능합니다.      

다시 돌아와 앞서 고민을 털어놓으신 분의 이야기를 제가 들었다면 저는
“ 힘든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아서 답답하셨나 보네요.”라는 말을 해드렸을 것 같습니다.     
 
만약 제가 
“그렇지요, 친구의 문제가 내 문제는 아니죠. 맞아요. 억지로 공감 안 해도 돼요.”라고 이야기한다면 이건 동감일 것입니다.     

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.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 속 말씀은 누구나 그것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. 그러나 내 옆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면, 판단과 동감은 잠시 접어두고 공감의 마음으로 들어주는 건 어떨까요. 진심의 마음은 화려한 말이 아닌 따뜻한 침묵에서도 느껴지는 법이니까요. 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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